소용수 진주제이공보
항상 뵙고 싶은 방 선생님이 진주에는 안 오시고 26일 마산까지 오신다고 하기에 일부러 26일에 마산까지 가서 길에 광고 써 붙인 것까지 보고도 처음 간 길이라 노동학교가 어디인지 몰라 찾지 못하고 그 이튿날에야 길가에 있는 그 집을 찾았으나 아무도 없어서 묻지도 못하고 섭섭하게 도로 돌아왔습니다. 방 선생님을 뵙지도 못하고 돌아설 때에는 눈물이 나도록 섭섭하였습니다.
장신성 중국남경명덕여소학교
고국을 떠나 타국에 와 있는 저에게는 고국에서 오는 『어린이』 잡지 한 권씩이 어떻게 위로가 되고 기쁨을 주는지 모릅니다. 첫 호부터 신년호까지 한 권도 빼지 않고 읽었습니다. 그리고 고국에 가고 싶어서 견디지 못할 때에는 『어린이』를 꺼내 읽습니다. 아아 그리운 고국에 계신 기자 여러 선생님과 『어린이』 애독하는 여러분 동무를 만나 뵙고 싶은 마음 나 혼자 간절합니다.
변갑손 성진
방 선생님! 나는 지난달 「어린이독본」을 읽고 책 위에 이런 감상을 썼습니다. 귤 껍데기를 주워 먹은 여인은 우리 조선을 부끄럽게 만든 사람이며 갓을 쓴 남자는 참말이지 조선 사람다운 정신을 가진 좋은 사람입니다. 아, 갓 쓴 양반이시여, 당신은 우리 조선을 더럽히지 않는 훌륭한 어른이로소이다.
최순애, 김장춘 외 칠십이인
아! 참말 눈물나게 반갑고 감사한 6월 호! 잡혀가고 갇히고 수색당하고 그 끔찍스러운 소문을 듣고 한동안은 『어린이』도 나오지 못할 줄 알았더니 그 환란 중에서 그래도 끊어지지 않고(그치지 않고) 편집하여 보내주신 방 선생님 참말로 눈물이 흐릅니다. 인쇄하는 것도 못 보시고 잡혀가신 방 선생님 그래도 인쇄는 되어서 저희들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언제나 우리도 자유롭게 될는지요. 6월 호 책장을 적시면서 저희는 선생님들이 하루라도 속히 나오시게 되기만 빌고 있습니다.
편집실 일동
감사합니다. 다행히 오래 걸리지 않고 무사히들 나와서 전보다 더 활기 있게 일하고 있으니 안심들 하여 주십시오. 참으로 형용할 수 없이 감사한 위안의 편지를 받고도 하도 많아서 일일이 답장 못 드린 것 대단히 미안합니다.
최영식 주교정
아아 우리 어린이의 명예가 어떻게 굉장합니까. 2월 열흘이 넘도록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2월 호가 나왔다고 하는 소식을 듣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로 어머니께 돈을 달라고 하여, 가지고 책방으로 뛰어가니까 '벌써 다 팔리고 한 권도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섭섭하고 분한지 몰랐습니다. 곧 그 길로 이 책방 저 책방 잡고 뒤지다가 종로까지 가서야 겨우 한 권을 샀습니다. 고생은 하였어도 『어린이』가 그렇게 몹시 잘 팔리는 것이 어떻게 마음 속으로 은근히 기뻤는지 모릅니다. 우리 방 선생님께 절하고 싶었습니다.
박만년 전주 제일보
방 선생님과 여러분 동무들 우리 『어린이』 기세야말로 참으로 굉장합니다. 우리 전주에는 『어린이』가 어찌 굉장히 팔리는지 저는 지난달에 급히 쫓아가서도 사지 못했습니다. 못 사서 분하기도 하지만 나의 사랑하는 『어린이』가 그렇게 굉장히 팔리는 것을 생각하면 못 사고도 도리어 기뻤습니다. 방 선생님께 감사감사합니다.
신직박, 박기득 외 구인
달이 가면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어린이』, 그중에도 6월 호에는 새로운 맛이 제일 많습니다. 20년 전 학교 이야기는 참을 수 없이 우스운 중에도 단 20년 동안에 세상이 무섭게 변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것을 계속하여 많이 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서덕출 울산군울산면복산동
선생님요, 담화실 구경을 시켜주셔요. 저는 방정환 선생님이 번역하셨다는 『사랑의 선물』을 주문했더니 아주 어여쁜 책이 왔습니다. 어떻게 재미있는지 참말 세계에 유명한 이야기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와 「왕자와 제비」와 「한네레의 죽음」은 어떻게 불쌍한지 저의 눈에서 눈물이 자꾸 흘러내렸습니다. 참말 그렇게 재미있는 책은 못 사 보면 후회하겠습니다.
한상천 경성
『어린이』 신년호는 표지부터 뒷장까지 골고루 굉장히 어여뻤습니다. 그리고 내용도 모두 재미있고 유익한 것 뿐이었는데 그중에서도 「깔깔소학교」와 「뼈하고 가죽하고」, 또 「키 큰 이와 키 작은 이」, 「딴청 잘하는 당손이」를 읽고 집안 사람과 같이 어떻게 깔깔거리고 웃었는지 그만 배가 탁 터졌습니다. 이 책임은 누가 지실지 모르나 하여간 나는 재판이라도 해서 그 글 써 주신 선생께 치료라도 받아야겠습니다.
이인호, 박우규 외 십구인
굉장한 신년호 「호랑이 형님 설떡 술떡」도 재미있었거니와 「셈치루기」에는 아주 혼이 났습니다. 우습기가 재미있기로 세계 제일일 것입니다. 허리가 끊어질 뻔하여 두 번이나 쉬어 가면서 읽었습니다. 그것을 쓰신 깔깔박사가 대체 어느 선생님이십니까. 제발 좀 알려 주십시오.
참말 굉장히 깔깔박사를 알려 내라고 조르십니다그려. 깔깔박사가 누구인지 그것은 비밀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하도 많이 떼를 지어 물으시니 조금만 뚱겨 드리지요. 깔깔박사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점잖은 선생님 OOO 씨입니다. 짐작하시겠습니까?
물망초 태천
익산에 윤용순 씨, 나는 『어린이세상』 12호에서 당신의 글을 읽고 나는 밤새도록 울었습니다. 나도 당신과 같이 아버지가 없습니다. 10년 전에 불쌍한 우리 사 남매를 남겨 놓으시고 그만 당신 아버지가 가신 나라로 가버리셨습니다. 동무여 결코 낙망하지 말고 홀로 계신 어머니를 너무나 서럽게 하여 드리지 마세요. 기왕 이렇게 된 일을 울면 무엇합니까. 같이 손목 잡고 우리 「조선」을 아버지로 생각합시다.
윤용순 익산
태천에 계신 물망초 씨 감사합니다. 잘되지도 않은 나의 글을 읽으시고 또 그렇게 고맙게 위로의 말씀까지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 글은 나의 사실을 그린 것이 아닙니다. 그냥 어느 동무의 사실을 생각하고 추상으로 쓴 것입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까 내가 도리어 군을 위로해 주어야 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군의 말과 같이 군은 아무쪼록 「조선을 아버지로 섬겨 주시오」하고 말할 뿐입니다.